제목 | Magic Memory Metal이라 불리는 니켈 티타늄 와이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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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고운미소-삼성 | 조회수 | 7342 | ||
안녕하세요. 연세 고운 미소 치과 삼성점의 황우상 원장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교정 환자분들의 이를 고르게 해주는 교정용 와이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들어서 눈에 잘 띄지 않고 불편하지 않은 교정 장치에 대한 얘기는 많지만 막상 치아에 직접힘을 가하는 와이어에 대한 글들은 많지 않아서 이번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교정용 와이어의 재질로는 1900년대 초반에 쓰였던 귀금속 합금부터 시작해서, 스테인레스 스틸, 베타 티타늄, 코발트-크롬, 니켈 티타늄 합금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오늘 말씀드릴 것은 바로 니켈 티타늄입니다. 니켈 티타늄이라는 합금은 1960년대 미국 해군 연구소의 W. 뷸러(Buehler)가 발견한 것으로, 당시 미 해군에서는 미사일에 사용할 재료를 찾기 위해 다양한 소재의 금속을 섞어 그 특성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니켈과 티타늄이 1 대 1 로 섞인 금속을 accordion모양으로 접어서 연구원들에게 나눠줬는데, 한 연구원이 우연히 라이터 불을 갖다 대자 놀랍게도 accordion모양의 시료가 펴지면서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즉 낮은 온도에서는 변형되었다가 특정 온도로 올라가면 원래의 모습대로 돌아오는 “형상 기억”의 합금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아래의 동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http://www.youtube.com/watch?v=Iz9Ht0ekU8I 이런 현상은 니켈 티타늄 합금이 온도에 따라 다른 2가지의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상 변이 온도(critical transformation temperature) 이하에서 마르텐사이트상(martensitic form)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 상태에서는 굉장히 유연하고 쉽게 다른 형태로 변형을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온도를 높이게 되면 오스테나이트상(austenitic form)로 변하면서 원래의 형태대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림 출처: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니켈 티타늄 합금은 자동차, 항공 우주 분야에서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고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피메이커의 조절판, 휴대 전화/GPS의 안테나, 안경테, 여성 속옷(브래지어)에 들어가는 와이어 모두 이 합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정 영역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 Unitek사에서 ‘Nitinol Wire’로 처음 교정용으로 시판되면서부터였습니다. 니켈 티타늄(줄여서 나이타이, NiTi) 와이어는 주로 치아 배열 초기 단계에 사용하게 되는데, 이 합금이 가지고 있는 “형상 기억(shape memory)”, 그리고 “초탄성(superelasticity)”의 성질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쇠로 된 스테인레스 스틸 와이어의 경우 조금 힘을 줘서 구부리면 그대로 변형이 되는데 초탄성을 가진 NiTi는 훨씬 더 많이 구부려도 변형이 되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교정용으로 쓰이는 와이어는 가지런하게 배열되어 있는 치열의 모양으로 약간 활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위 치열이 아래 치열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좌측에 있는 와이어가 위에 들어가는 와이어죠. 하단에 있는 임상 사진처럼 치열이 심하게 틀어져 있는 경우는 둥근 와이어를 그것에 맞게 구부리고 눌러서 끼우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형상 기억, 초탄성의 성질이 있기 때문에 와이어가 원래 형태대로 돌아가려는 힘에 의해서 불규칙했던 치열이 가지런하게 되는 것이고 부드러운 호선 모양으로 배열되는 것입니다. NiTi 와이어도 성분 비율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구리가 포함된 copper NiTi의 경우는 상 변이 온도가 구강 내 온도와 비슷한 35~40도로 설정되어 있어서 실온에서는 굉장히 유연하고 입 안에 넣고 나면 바로 단단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술자가 조작하기가 용이하면서도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 NiTi 와이어가 등장하기 전에는 어땠을까요? NiTi 와이어가 상용화되기 전에는 주로 스테인레스 스틸 와이어가 주로 많이 쓰였습니다. 스테인레스 스틸은 물성이 단단하기 때문에 치열이 불규칙한 초기 단계에서는 있는 그대로 끼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연성을 주기 위해서 아래처럼 여러 가닥을 꼬아서 만든 와이어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사진처럼 일부러 와이어 중간중간에 루프(loop)를 다수 제작해서 끼웠습니다. 또한 스테인레스 스틸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력이 사라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복잡한 와이어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고,(이로 인해 이물감이 더 심하고 관리가 더 힘들었습니다.) 조절을 받기 위해 더 자주 치과에 가야 했습니다. (사진 출처: Contemporary Orthodontics 5th edition; Proffit, Fields, Sarver) 교정학에서는 치아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치아 뿌리 주위의 뼈가 없어지고 새로 생기는 과정이 일어나야 하는데 약하고 지속적인 힘(light continuous force)을 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NiTi가 교정 영역에 등장한지는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치열의 배열 초기 단계에서 거의 정석처럼 쓰여지고 있습니다. 초탄성을 가진 NiTi보다 이런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재료가 아직까지는 없는 거죠. 삐뚤빼뚤했던 치아들을 신기하게도 가지런하게 하는 이 와이어, 진정 마법 같은 와이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앞니 부분교정